AI 기술 스타트업 스켈터랩스는 자체 언어모델 기술을 기반으로 이를 크게 개선했다. AI가 사람이 평소 하는 말(자연어)을 인식해 이용자 의도와 맥락을 이해하고, 자연스러운 답변을 내놓는 대화형 AI 솔루션이 주요 서비스다. 작년엔 스켈터랩스의 한국어 AI 언어 모델이 LG CNS 한국어 기계 독해 데이터셋을 활용한 독해 성능 평가에서 1위에 올랐다.
하이브리드 방식의 장점이 또 있다. 스켈터랩스의 AI 챗봇엔진은 정형화된 대화가 아닌 경우에도 여느 챗봇보다 더 자연스럽게 대응할 수 있다. 영화 예매 챗봇을 통해 영화 관람일을 고르던 이용자가 갑자기 주차 방법에 대한 질문을 보내도 AI가 오류나 혼선 없이 안내를 이어가는 식이다. 특정 분야의 매뉴얼이나 규정 문서를 업로드 해놓으면 미리 준비하지 않은 질문이 들어와도 AI가 챗봇 답변을 자동으로 풀어낸다. AI가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해 방대한 자료 안에서 답변이 될만한 문장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음성인식 엔진 기술도 뛰어나다. 숫자, 지명, 특수용어 등 용례별 특수단어를 두루 익혔다. 대화 문맥을 이해해 발음이 부정확한 경우에도 말을 인식한다. 배경음악이 나오는 장소에서 여러 명이 말하는 경우 등에도 음성인식 정확도가 높다. 스켈터랩스의 대화형 AI는 음성합성·기계독해 엔진도 포함한다. 각 엔진을 단독으로 쓸 수도 있고, 서로 결합해 보이스봇·텍스트 분석·동영상 검색 등 각종 형태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용자가 남긴 상품 리뷰를 기반으로 각 소비자 취향과 만족도, 주요 반응 키워드 등도 도출한다. 이를 통해 광고·마케팅 효율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이탈률, 참여율 등 특정 프로모션에 대한 반응을 예측해 타겟층을 겨냥한 맞춤형 마케팅을 펼칠 수도 있다.
글로벌 메시징 플랫폼 기업 센드버드와는 고성능 대화형 AI 기반 통합 솔루션을 개발한다. 스켈터랩스의 대화형 AI 엔진을 센드버드의 인앱 채팅 플랫폼과 결합해 맞춤형 고객 상담 솔루션 등을 구축한다. GS숍엔 음성인식 엔진을 적용해 쇼핑호스트의 음성을 실시간 텍스트로 변환하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종합 가구 전문기업 퍼시스그룹 산하 시디즈, 데스커, 일룸, 슬로우 등 4개 브랜드에 대해선 AI 기반 고객서비스(CS) 챗봇을 구축했다.
지난 5월엔 컨택센터 솔루션 전문기업 나스카랩, 통신서비스 전문기업 드림라인과 AI 기반 인터넷 프로토콜 콜센터(IPCC) 구축을 함께 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스켈터랩스 음성인식 엔진으로 데이터를 학습하고, AI 기술 기반 전화 통화용 봇(콜봇)을 구축한다. 컨택센터용 시나리오를 짜 실제 상담사와 AI 콜봇 간 연동 서비스를 하는 방식도 도입한다.
조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부터 카이스트에서 AI 석박사 과정을 밟은 'AI 1세대'다. 벤처창업 1세대로도 꼽힌다. 1993년 팩스 소프트웨어 기업 새롬기술을 창업했고, 1999년엔 미국 실리콘밸리로 가서 무료 인터넷 전화서비스 다이얼패드를 만들었다. 다이얼패드는 한때 이용자가 최대 1400만 명에 달했던 서비스다. 2007년엔 구글코리아로 자리를 옮겨 7년간 기술개발 총괄 사장을 지냈다. 이 기간 AI 기반 사업 인사이트를 쌓고 2015년 스켈터랩스를 창업했다.
조 대표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스켈터랩스를 사람의 삶과 비교한다면 이제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 실력을 발휘하는 시기를 맞은 것”이라고 했다. 그간 갈고닦은 AI 원천 기술로 여러 분야 기업과 협력해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다. 이커머스, 교육, 의료, 패션 등에서 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선한결 IT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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